게임 개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
" 게임 개발 어떻게 하나요? "
게임 개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으레 이러한 질문을 많이 물어보게 되지요. 게임 시장이 IT 버블을 이겨내고 발전함에 따라 게임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 역시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지요.그런 만큼 게임 개발 방법에 대한 질문과 대답 글 또한 인터넷에 많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많이 배우는 것이죠. 일단 기본적으로는 전반적인 게임 기획 이론을 알아야 할테고 게임에 대한 철학 및 재미 요인을 분석할 줄 알아야겠지요. 그리고 각 파트에 맞는 전공 지식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프로그래머라면 C/C++이나 JAVA 등 객체지향 언어는 공통적으로 알아야 할테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라면 Windows API와 DirectX 그리고 각종 스크립트 언어 등을 알아야 하지요. 서버 프로그래머라면 Linux OS, DB, Query 등을 알아야 하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Action Script, , Objective-C 등을 배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패러다임의 언어들을 알아두면 금상첨화겠지요. 이처럼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이 배우고 많이 공부하여 실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당연한 소리입니다.
알콜코더님의 KGC2011 강연 내용 중
불여락지자(不如樂之者)
하지만 저는 거기에 하나 첨언을 하고자 합니다. 어찌보면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지요.
" 지지자(知之者)는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요 호지자(好之者)는 불여락지자(不如樂之者)라 "
어떠한 일에 대하여 지식이 있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제 좌우명이기도 하지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대부분의 게임 개발자들은 그 이유로 이 산업에 뛰어들어 개발을 하고 있지요. 게임 개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게임을 간단한거라도 만들어보면서 그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복잡하게 DirectX 3D 게임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UDK로 거창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간단한 유즈맵이라도 좋고 RPG 쯔끄루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게임 제작이라는 즐거움을 절실히 느끼길 바랍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때 베이직으로 가위바위보 게임을 만들면서 시작을 했지요.
작게 혹은 크게 게임 제작의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재미를 붙이게 되면 더 제대로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배움의 가속도가 저절로 붙게 되지요. 앞서 언급된 여러가지를 공부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지요.
국내 게임 산업의 현실
제가 게임 개발의 재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그 반대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단념하시길 권장합니다. 국내 게임 산업은 아직은 이러한 즐거움이 없이 뛰어들기에는 힘든 곳입니다.
국내 게임 산업은 90년대 들어 수 많은 젊은이들이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 청춘을 바치기 시작하면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청춘을 바치고 건강도 못챙겨가면서 산업을 키워놨지만, 그 젊은이들 중 아직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은 몇 되지 않습니다. 산업에 뛰어든 젊은이가 안정적으로 근무하다 훗날 정년 퇴임을 하는 주기를 돌아야 산업도 안정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마왕J님은 이러한 싸이클을 강조하며 산업이 자리를 잡는 싸이클이 도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고도 하셨지요. 국내 게임 산업은 어마한 산업 매출 규모에 비해 아직은 내실이 부족한 산업입니다.
이 숫자들은 게임 업계에서는 꿈의 숫자이죠. 저 역시 서른이 넘으니 정년 퇴임이 걱정 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100억 던져주면 닌텐도 나오는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입니다. 정부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면 안드로이드 OS가 나오는 줄 알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에 대한 인식은 이전 세대들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개발하던 시절과 크게 달라진게 없습니다.
최근에는 게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가르려는 세력들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정부기관들이 게임 산업 규제를 하기 시작하고, 돈을 갈취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청소년 문제의 모든 원인을 게임에 덮어 씌우며 마녀 사냥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고 그 마녀 사냥에 동참하기 시작했지요.
그러므로, 게임 개발에 대한 열정과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원한다면 이 산업은 단념하시길 권장합니다.
이랬던 양반이 이제는 ... ㅉㅉㅉ (이미지 출처는 여기)
하지만
하지만, 정말 게임을 만드는 것이 즐거워서 이 직업을 천직으로 삼고 싶다면 절망하지말고 희망과 기대를 안고 산업에 입성해 주길 부탁합니다. 현 세대들이 싸워서 이기고 이 산업을 보호해서 후 세대들이 고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것이 마약이 아닌 건전한 여가문화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가꾸어 놓겠습니다. 최소한 먹고사는 걱정 없이 즐겁게 개발 할 수 있도록 키워놓겠습니다. 저도 훗날 내 자식이 게임 개발을 하고싶다하면 기쁜마음으로 지지해줄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만 보지 말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안고 산업에 입성해주길 부탁합니다. 자신의 직업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여러분은 성목이 될 때 까지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게임 산업의 새싹입니다.
현업인들에게 고함
마지막으로 현업에 계신 분들께 부탁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게임 산업이 많은 억압을 받고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신의 연봉 올리는 것에만 신경 쓰고 산업 돌아가는 흐름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너드(nerd)가 골방에 틀어박혀 개발만 해도 되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정책에 목소리도 내고 돌아가는 정국에 활발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전 세대들이 피땀흘려 가꾸어 놓은 산업을 후 세대들에게 안정적으로 넘겨주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불 보듯 뻔합니다. 국내 만화와 에니메이션 산업을 보십시요. 과거의 억압을 이겨내고 현재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서 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억압 기간만 없었다면 미국과 일본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도 봉기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약간의 관심이라도 가져주십시요. 지금 당장의 자신의 앞만 보지 말고 산업의 미래도 신경을 써주십시요. 현 상태로 가다가는 20년후에는 이 산업을 지킬 사람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우리가 미래에 기업의 오너가 되어도 직원이 없어서 혼자 코딩하고 혼자 모델링 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교수가 되어도 게임 개발을 희망하는 학생이 없어 텅 빈 강의실에서 혼자 떠들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산업의 미래가 자신의 미래라는 점을 인식하고 현재의 자신만 보지 말고 산업의 미래도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게임 학과의 건물은 텅텅비게 되겠지요. ( 사진출처 : 여기)
'게임업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납량 특집, 링 D (36) | 2012.02.24 |
---|---|
게임 업계 대기업(3N)에 쉽게 입사하기! (12) | 2012.02.22 |
게임과 학교 폭력 (17) | 2012.02.20 |
북미 게임개발 근무환경/취업시장 (81) | 2012.02.16 |
게임 산업에 죄를 덮어씌우는 정부 기관들에게 우려를 표한다! (5) | 2012.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