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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인1
안녕하세요 코인1입니다. 멋진 게임을 소개하려다가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써볼까 합니다. 어쩌면 게임 만들기보다 더 중요한 일이...될지도?



<South Park> Make Love, Not Warcraft (season 10, episode 8)


먼저 질문이 있습니다.

- 게임 개발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게임을 자주 하십니까?
- 최근에 엔딩 본 콘솔 게임은 있습니까? 일 년에 몇개나 됩니까?
- 온라인 게임 하십니까? (자/타사 불문) 만렙을 찍거나 그 이상 컨텐츠를 즐기고 있는 게임이 지금도 있습니까?

그럼 또 질문.

- 출시한 게임이 누구를 대상으로 얼마나 팔렸는지 알고 있다
- 동네 피씨방에 가본 일이 있다

아마도 마지막 질문입니다

- 내가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게임은 재밌는 게임이다
- 내가 참여한 경력은 가족이나 친척, 이웃에게 자랑할 수 있다
- 내 자녀와 함께 내가 만든(참여한) 게임을 같이 하고 싶다

셧다운제, 쿨링오프에 대한 얘기가 아닙니다. 저런 일련의 제도와, 단순화된 게임에 대한 시각과 그를 바로 잡으려는 탁상행정이 바보같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 또한 저런 제도에 반대하지만 그 이유는 민주주의에 반하고 자유와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제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냐면,

우리가 하고 있는(만들고) 게임이 정말로 즐거운 게임인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게임에는 문제가 없는데 괜히 정부가 돈 뜯으려고 하는 것인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보자는 말입니다.

◇ 정말 중독이 없는가?
게임에는 중독성(안 좋은 말이지만)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다고 믿고 계시는 분들도 있고 있지만 조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의견은 다르겠지만 우선 제 생각은 있다. 입니다. 98년인가 99년인가에 pc방에서 개강 후 한 달째 피씨방에서 숙식을 하던 대학생, 애기를 안고 와서 집을 제쳐두고 게임에 열중하던 남편의 피씨방 요금을 적금을 깨서 지불하고 데려간 일에, 누군가는 울티마 온라인 하다가 회사 짤리고 이혼하고 그 때는 웃으면서 얘기했는데 등등.. 게임이 중독성이 없다는 것은 재미가 없다는 말과 같지 않을까요.

좀 더 솔직해져 봅시다. 카더라는 싫지만 어쩔수가 없네요. 투자자에게 투자 받으려고 문서에 '이러이러해서 중독성 짱' 대충 이렇게 써서 투자 받는다고들 하는데, 혹시 이런 쪽에 관여된 높으신 분 계신가요? 적어도 이 책 의 저자는 자신을 그렇게 소개하고 다녔다고 하더군요. (저 책은 물론 우스꽝스런 책입니다만) 솔직히 저라도 대충 저런 비슷한 말로 유저를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다고 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말하는 분이 계시네요 (설령 립서비스라도)



◇ 중독 극복 사례
http://harawish.egloos.com/1650821
http://sungmooncho.com/2012/02/29/game-addiction/

인터넷을 뒤져보면 저렇게 훌륭한 극복 사례도 보입니다. 오락실 시절 이야기와 모뎀 머드 시절 이야기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요즘 청소년의 극복 사례가 필요한데 (기왕이면 극적이게 명문대 입학 사례로) 찾기가 쉽지가 않네요.


◇ 요즘 게임과 청소년의 세계
게임과 게임을 이용하는 애들의 세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 현실에서 게임 캐릭터의 레벨은 현실 세계의 나의 레벨이 되지는 못합니다. 고작해야 군대시절 까지는 가능하겠죠. 온라인 게임 지존이라고 해서 사회 지존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큰형님이 될 수는 있겠네요) 하지만 애들은? 애들은 성인하고는 다릅니다.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자신과 조금만 연관이 있어도 반에서는 인기인이 되고, 골목에서 대장이 됩니다. 그런 수단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 마저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게임이 그 중 한가지입니다.

저연령 대상 모 게임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반장 스펙' 이 되었다는것 정도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러니까 게임 레벨이 애들 사이에서는 진짜로 현실 레벨이 되는겁니다. 그걸 위해서 부모님들이 대신 레벨을 올려준다는 이야기도 들리더군요. 친구 계정 해킹 당해서 아이템 날린 것 때문에 누군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어른의 관점에서 보면 '고작 게임'이 애들 사이에서는 삶의 연장, 그 자체인 셈입니다.




만약 아이들의 학급 생태계가 게임을 위주로 구축 되었다면, 아이들은 거기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이 아니라면? 백금 샤프라도 사야겠지요. 유행에 따르지 않으면 결국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기 때문에 기가 죽어 집에 돌아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부모님들은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거나 게임을 하게 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은 둘째치고, 한국의 성인들은 단체 사회에서 몸을 빼는 일이 가능합니까? 운동부나 대학원 연구실에서, 또는 회사에서 자기 방식대로 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는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겁니다. 결국 애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가 되는겁니다.

콘솔 게임은 게임 하나를 100시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롤플레잉 게임도 30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텐데, 온라인 게임은 100시간은 우습지요. 애써 만든 컨텐츠도 그분들 손에 들어가면 금방 바닥납니다. 기본적으로 게임 하는 시간이 무척 깁니다. 끝판왕 깨면 끝나는게 아니라 손에 쉽게 넣기 어려운 강력한 아이템과 보스몹보다 더 재밌는 PvP 같은 경쟁 요소는 게임을 손에서 떼기 어렵게 만듭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청소년용 리니지라고 불리는 어떤 게임은 레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복권 캐쉬템을 팔더군요.너도 나도 강해지기 위해서 캐쉬를 깝니다. -여담이지만 'KBS 호루라기 할머니 때리는 손자' 편에서 손자가 할머니를 위협해서 문화상품권을 사서 저걸 긁는 것 같았습니다. 사용한 상품권 두께가 족히 백만원권 두께는 되어보였고요.

◇ 현실



저런 구조로 되어있는 요즘 게임을 얼마만큼 즐겨보셨습니까? 나는 와우 공대 뛰면서 회사에서도 잘 나간다, 라고 하시면 몸은 괜찮으신가요?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 위에 게임 중독에서 벗어났던 사람들도 그렇고, 지금 회사에서 일을 하고 계신 여러분들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다 접어두고 국영수 위주로 하루에 잠은 7시간 자고 공부에 매달렸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유저, 이른바 충성 고객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자신의 인생을 맞바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하나 하나의 시간과 돈이 모여 캐쉬템 유료화 기획한 분의 승진이 되고 인센티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현재 게임 개발에 종사하는 분들의 게임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습니까? 저는 트위터 같은 곳에서 누구누구 게임이 동접을 몇 만 찍었다더라, 매출이 얼마 나왔다더라 하는 말은 자주 봤는데 무슨 게임이 어떻게 재밌더라 하는 이야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제가 못 본것이거나, 스타트업 하는 사업가 트윗만 본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얼마전에 본 게시물입니다.
정말로 이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이제 게임이 누군가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한번 되물어 봅시다. 그 영향을 정말 몰랐는지, 혹은 관심이 없다든지, 또는 알고는 있는데 그냥 모르는 척 하는 것이라든지 어느 쪽이든 결론은 나올겁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 없이 셧다운제/쿨링오프에 반대만 하게 되면 결국은 어떠한 방향으로든 트집을 잡히게 될 것이고 게임에 대한 편견은 그대로 이어져 나갈 것입니다.

◇ 걱정거리



현재 업계는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고, 정책에 대한 우회로만 만들어 나가고 있지요. 대체 왜 그럴까요? 누군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셧다운제라는게 생기기 이전에 자진해서 피로도 시스템을 확대하거나, 부모님 주민등록 번호 도용 전수조사 해서 부모님에게 직접 통보하고 동의 받아내거나 하는 이런 자정에 대한 일들을 누구 먼저 하나라도 앞장서서 해나가서 신뢰를 얻으려고 했다면 게임에 대한 사회 인식이 최소한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학부모를 적으로 삼는 최악의 케이스가 되는겁니다. 만약에 학부모들이 연대해서 단체로 게임 불매운동을 벌인다거나 한다면? 아예 어떠한 형태로 어린이 pc방 출입금지같은 법이라도 생겨난다면? 당장 피씨방에서 금연법만 추진한다 그래도 망하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여러 사람 거리 밖으로 나앉을 것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매출은 늘지 않더라도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는 이라도 한다면, 그래서 우리 아이 삶에 게임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학부모가 판단하게 된다면? 셧다운제 같은 법안 만든다고 했을 때 학부모들이 연대해서 아마 여성부에 항의했을 지도 모릅니다. 왜 우리 아이 스트레스 해소하는데 도움되는걸 빼앗아 가느냐고요. 저 닌텐도 조차도 패미컴으로 미국 진출할 때 장사가 안되서 '이거 교육에 좋아요' 라고 사기 친 덕에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지요. NDSL 조차도 처음에는 뇌단련이니 뭐니 하면서 좋은 인식으로 장사를 출발한게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걸 생각해보면 결코 우습게 볼 만한 것이 아닙니다. 미래를 위한 또 하나의 투자가 될 수도 있지요.

또한 지금의 충성 고객님들이 훗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계정 정리하면 돈은 남겠네요)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 게임 줄이고 공부할걸...' 이라고 마음 먹고 자신의 자녀에게 일절 게임을 가까이 하지 않게 한다면? 결국은 미래의 고객을 잃게 되는 샘입니다.

기업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그냥 돈 잘 벌어 세금만 내도 국가에 기여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전세계 나쁜기업 랭킹

저렇게 되고 맙니다. 그래요. 최소한 쟤네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으니 누가 건드리지도 못하지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사회 공헌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게임 기업은 모다?

이런 과정이 심화되면 언젠가는 세무조사 들어가서 털리거나, 혹은 메가업로드 처럼 사냥을 당할지도 모릅니다.

◇ 결론
과거 컴퓨터가 게임기에 못미치던 시절 게임 잡지의 공략 말미에는 늘 한글 게임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했었습니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나오고, 폭스레인저가 나오더니 지금은 세계 게임계에서 한국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 게임이 가야할 길은 머나멉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을 대체할 즐길 거리는 더더욱 늘어납니다. 제가 쓴 글이 허무맹랑한 이상론이거나 지나친 오바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일을 해서 스스로의 위상을 높인다는 생각이 쓸데없는 행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부디 높은 자리에 계시거나 높은 자리에 가실 예정인 분들은 팔리는 게임 이전에 재밌는 게임과 끝내주는 게임, 그리고 사용자를 생각하는 게임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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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해 2012.03.09 0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for our future children...좋네요

    • 코인1 2012.03.12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에 보았던 C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Control 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납니다.

      현재의 부도를 막기 위해 미래를 담보로 돌려막기 하다가
      희망이 없어진 현실이 황폐화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결국 주인공은 그 현실을 뒤집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되는데.. 최소한 한국 게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2. 야치주 2012.03.11 0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일전에 글썼지만 많이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게임업계가 미래의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냥 이제는 '게임만 잘 만들면 된다.'를 넘어서는 다음단계가 필요하죠. 아직도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라 참 답답한 지경입니다.

    • 코인1 2012.03.12 16: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야치주님 글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은 안비밀..^^;

      돈 많은 기업이 인디게임처럼 실험적인 투자를 좀 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역시 무리일까요..?

  3. Favicon of http://dishdev.me/ Dish 2012.03.28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 중독 중독 심각한 것처럼 얘기 하고 게임을 안 하게 된 걸"극복"이라고 얘기들 하는데
    저는 그것부터가 참 악의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을 매일 같이 생각하고 열렬히 사랑하다가
    이제는 다른 사람이 생겼든지 지겨워져서 그렇지 않게 되었다고 했을 때
    "사랑이 식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줄었다."라고 얘기하지
    "너에 대한 중독을 극복했다."라고 표현 안 하죠.

    똑같은 건데도 말이죠.

    • 코인1 2012.03.28 2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에 링크한 포스팅에는 게임을 멀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헤어질 때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듯이...

      껀바이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