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고랩터 시퀄라이티 캐슬배니아4 편을 보십니다 (시퀄라이티는 드물게 업데이트 되는듯)
아마 지난번 월하님 포스팅 덕분에 다 보신 분들도 계실거예요
짤방이 없다보니 심심해서...
얼마 전에 마계촌 온라인 2차 클배를 마쳤었죠. 저도 당첨이 되어 조금 해 보았습니다. 본 게임은 아실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개발되어 오다가, 2년 전에 최초 공개되어 이제서야 클로즈 베타를 하는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 게임은 무려 루리웹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는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이게 왜 놀랍냐면요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이 지잡대가 되고, 존 카멕이 3류 개발자가 되는 곳이 바로 루리웹이거든요. 오죽하면 '루리웹에서 까이면 성공한다' 라고 해서 루까성의 법칙이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그런 루리웹에서 호평받는 게임이라니 대체 어느정도인가! 해서 게임의 클로즈 베타에 당첨된 저는 매우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조금 즐겨보았는데...
먼저 원조 최신작 PSP용 극마계촌 플레이 영상을 보시고
만지면 커집니다(?)
게임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마계촌이라는 게임 안해보신 분들은 없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마계촌의 IP를 달았지만 마계촌과는 너무 거리가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 차이점들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 캐릭터
본래 한 명의 캐릭터가 다양한 무기를 입수해서 싸웠던 원작과 달리 온라인은 캐릭터를 클래스로 나누어 공격방법의 다양성이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우선 원조 게임의 기분을 느끼기 가장 좋은 것은 아처 클래스인데,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어떻게 되든 한가지 무기만 죽어라고 파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무기를 바꾸며 진행했던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또한 클래스는 2개의 상위 클래스로 전직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빈틈은 바로 '스킬'을 통해 보충하게 됩니다. 이런 스킬은 다양한 다양한 공격 또는 보조 능력을 갖추어 게임의 진행을 이롭게 합니다. 그런데 이런 스킬들은 키보드에 숫자로 지정해서 사용합니다. 때문에 게임패드로는 즐길 수가 없다고 하네요. 혹은 패시브로 작동하는 스킬들도 있습니다. 이런 스킬들 가운데는 공중에서 피격시 자세를 바로잡는 스킬도 있더군요. 점프 한 번 잘못했다가, 혹은 점프하다가 맞아서 빠져죽는 게임이 마계촌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격세지감까지 느껴집니다.
- 레벨 디자인
죽어가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게 기존 마계촌이었다면 온라인은 그런게 없습니다. 구덩이나 트랩이 있기는 한데, 빠져도 그냥 피가 조금 빠지고 마는 정도고요. 정말 욕나오는 간격 조정으로 빠져죽는게 일상이었던 기존에 비하면 온라인은 그냥 장애물 뛰어넘는 것이 아무 일도 아닙니다. 적어도 제가 경험했던 초반 던전들은 그러했습니다.
몬스터들과의 전투도 비슷합니다. 까다로운 위치나 간격으로 날아오는 일은 없었고 행여나 갑옷이 깨질까봐 무서워 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냥 무심하게 빨리 죽으라고 키보드만 눌러대면 됩니다. 다만 보스와의 전투가 어려운게, 온라인 게임이다 보니 입력이 콘솔 만큼 빠르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돌진하는걸 점프로 피하는 경우에는 한박자 이상 빠르게 입력해야 데미지를 받지 않는게 가능하더군요. 그런데 한 번 받힌다고 갑옷이 깨지는 것도 죽는 것도 아니고,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애써 피하지 않고 그냥 맞게 됩니다.
- 시스템
현재 온라인 게임에 있는 시스템들은 거의 다 있습니다. 장비는 온 몸 장비에 목걸이 반지까지 다 있고, 소재 갈아서 재료 꺼내고 뭐하고 우편으로 거래하고 경매장 시스템 귀속이나 각종 아이템 클래스 등등...
여기까지 읽지 않아도 딱 생각나는 게임 있으실 겁니다. 이 게임은 던파나 메이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좀 심하게는 2D 디아블로도 되겠네요. 마계촌의 이름과 세계관을 빌려왔지만 내용은 한국 온라인 게임 그 자체. 이게 현재 한국 게임의 현 주소이자 확립된 문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캐슬배니아 처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그런 스타일이 아닌 결국은 시간과 돈을 들여 강해지는 최근의 온라인 게임 그 자체라는 말입니다. 이런 류의 게임은 몇 명이 (혹은 수십명이) 작당하면 독과점해서 게임 경제 무너뜨리는건 일도 아니더군요. '배우긴 쉽지만 마스터는 어렵게' 라는 말도 있는데 뭔가 이 말이 잘못 적용되는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런 얘길 하는건 이 게임은 마계촌이 아니야! 이런 얘길 하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캡콤과 돈독한 협력 관계 아래에서 제작되고 있는 게임이고, 게임 시작할 때 캡콤 로고도 두둥 올라오고 말이죠. 인터넷 상에서는 호평 일색이니 운영만 받쳐준다면 이 게임의 성공은 중박 이상은 보장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아마도 이렇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생각되겠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앞서도 보셨겠지만 속편대결 메가멘 X편을 보고나니 그런 생각이 더더욱 간절했거든요. 그래서 현재 개발중이라는 록맨 온라인(가칭)은 어떻게 나올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굳이 마계촌을 예로 든 이유는 제가 예전에 마계촌 온라인 레벨 기획자 구인 공고 보고 포폴 만들려고 없던 PSP까지 사고 전 시리즈 게임 다 해봤던 적이 있었거든요. 결국 포폴의 포도 못쓰고 끝났습니다만 ㅠ 저렇게 나온 게임을 보니 기분이 참...
그리고 친목을 중시하는 마비노기에 있어서, 길드라던가 파티,또는 커뮤니티는 필수라고 볼수 있습니다. 마비노기는 혼자하면 재미가 없어요. 그리고 그 친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뭔가 하나 내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생산 마스터라던가, 전투를 잘하거나, 것도 아니면 현실스펙이 뛰어나거나(혹은 뛰어난척 연기를 하던가.) 즉, 강해져야 합니다. 강해지는 기준은 처음에야 많았습니다. 스매시 열라게 찍어서 신나게 빵빵 때려대거나, 방보합이 좋아서 인간방패가 되거나, 또 아니면 볼트 열라게 날리거나.
마계촌 얘기를 하면서 꺼낸 말은 게임 플레이의 한 단면이었고, 그 안쪽을 들여다보면 이보다 더한 문제들도 존재합니다. 온라인 게임은 게임의 본질을 뒤집은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쯤되면 게임이 아니고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이런게 왜 문제라고 생각하지? 하고 궁금해 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우리가 만들거나 만들거 될 게임은 여태까지 게임이 발전해 왔던 것과는 달리 더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저한테 뭔가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대안도 없는데 문제재기만 하는건 정말 싫습니다만 어쩔 수가 없네요-저보러 당장 기획팀장을 시켜준다고 해도 지금 가장 잘 만들어진 것 만큼 만들 수 있는 자신도 없어서 분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래왔듯 반드시 기가막힌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는 외치고 싶습니다. 기가 막힌 그래픽이나 엄청 빠른 알고리즘도 좋지만 결국은 헉!소리 나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여러분 모두가 가지고 계셨거나, 아직도 가지고 계실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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