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건축의 역사 - 중력에 저항하다. IV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5. 3. 13:16

안녕하세요 시니어배경아티스트/TA Silverchime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로마문명과 건축에 대하여 알아보았었지요.

이번에 고딕건축을 하기전에 그 중간 형태인 로마네스크 건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 돔건축의 진수를 보여준 비잔틴은 넘어가겠습니다 (분량상...어디까지나 분량상...)


로마네스크 건축 (8C~ )


교세가 커진 카톨릭의  신자들이 늘어나 수많은 성당으로 신도들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볼트와 아치를 사용하던 로마건축은 바실리카라는 멋진 건축물을 만들었으나, 
시대적 요구에 의해 더 높고 넓은 공간을 사람들은 원했고,  바실리카는 대 변혁을 거칩니다.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도 이 로마네스크 시대의 일부입니다.


로마네스크 시대의 건축적 특징


1. 아치의 사용은 더욱더 교묘해 졌습니다. 

반원아치의 사용이 극대화된 시기가 바로 이 로마네스크 시대입니다. 

내부 지붕은 교차볼트 또는 배럴볼트로 이루어집니다. 


2. 로마네스크 시대부터  바실리카의 평면은 라틴 크로스 형태로 설계됩니다. 

비잔틴 건축은 그릭  크로스 형태지요. 

일단 기존과 크게 다른점은 트란셉트Transept 라는 신랑 Nave를 가로지르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이지요.

이 부분은 성가대 좌석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네이브와 트란셉트의 교차점에는 돔이 올라오게 되고

슈파이어 성당의 크로스돔



4. 앱스 맞은편 신도들 출입구에 타워가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이 타워는 점점 앞으로 옮겨가 고딕성당에서는 아예 전면부의 2/3을 차지하게 됩니다.

점점 전면부로 당겨붙어 파사드(전면)의 일부가 됩니다. 


5. 로마네스크 성당에는 타워가 중요한 요소로서 존재하였습니다. 

사각, 원형, 팔각 등 여러가지 형태로 지어졌지만 

특징은 많은 층수에 비해 위로 좁아지지 않는 형태라는 것입니다. 

보통은 교회건물에 붙어서 지어진 것이 많았지만, 지역에 따라  독립적으로 세워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이 바로 피사의 사탑입니다.  

여기서 나중에 참 중요한 실험이 있었다고 전해 졌지요

 그 유명한 갈릴레오의 ‘중력 실험’입니다.

실제로는 역사적 사실은 아니라고 하네요. 

실제는 매끄러운 경사면에서 다른 무게의 공들을 굴렸다고 합니다
(저도 속았다는!)

설마 호킹느님이 거짓말을 하진 않겠지. 


6. 스테인드글래스 Stained Glass

최초로 사용하기 시작되었다고 추정되는 시기는 10세기 정도입니다. 

스테인드글래스란 유리를 제조할때  각종 금속산화물질 Metalic salts를 첨가한 색유리로서 

각종 도료와 달리 시간이 지나도 그 색이 바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테인드 글래스를 통해 교회 안으로 들어오는 각종 형형색색의 빛들은 

당시 녹색이나 보라색 빛 등 그때까지 알기 힘들었던 컬러 조명의 신기원이었을 것입니다. 


7. Murals 벽화들

바실리카의 내부 벽들과 돔은 온갖 종류의 신성한 그림들로 가득차게 됩니다. 

글을 모르는 자들도 그림은 볼 수 있었거든요. 내부는 거대한 성서가 됩니다.

당최 알아먹지를 못하면 이렇게라도...
그시대에 모에화라는게 없어서 참 다행입니다.


자 로마네스크에서 일단 몸은 풀었습니다
다음 고딕으로 진행해 볼까요. 


Gothic 12C ~ 

요즘 화려한 배경으로 많이들 사용하는 시대이기도 하고, 

신성과 경외감을 연출하는데 고딕양식만한 수사구도 드물지요. 

보는순간 딱 느껴지는 화려함과 고양감. 고딕아니겠습니까. 


고딕건축이라고 하는 그 기원은, 1530년조르지오 바사리라는 사람이 

전통에 따르지 않고 무례하며, 야만적이라고 비하하면서 

Gothic이라고 언급한 것이 시초였습니다. 거의 Vandal과 동급으로 지적하는 말이었지요. 


Goths + ic이었던 걸까. 

뭐지? Goths고트족이랑 혹시 상관이 있는걸까요? 

아닙니다 Gothic이란 사실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Goths고트족과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고트족은 그 용맹과 특히 중기병으로 유명한데, 

유럽에 가장 먼저 등자Stirriups를 보급한 사람들이 바로 고트족이었습니다. 

상당한 무게를 안정적으로 버틸수 있게 해 주었고, 재갈에서 손을 떼고 동시에 양손으로 무기를 다룰 수 있었으며, 무기를 가지고 격돌해도 등자가 있는 쪽이 훨씬 버티면서 적을 떨어뜨리는데 우세하였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말에서 떨어지지 않고 잘 버티는 스킬이 훠어얼씬 중요하였다면, 이제는 적당한 승마기술을 가지고, 힘쎄고 전투기술이 능한 사람들이면 충분히 중장기병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거죠.  

좀 과장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 등자의 등장으로 중기병, 즉 기사계급이 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생각해보면 야만적이라는 거니 아예 상관없지는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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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년, 잘나가는 프랑스 왕립 건축 아카데미Académie d'Architecture 회의록에서, 끝이 뾰족한 아치Pointed Arch가 유행처럼 퍼져나가는것에 대하여 언급했습니다. 대부분’고딕’에 속하는 이런 새로운 양식에 사람들은 부정적이었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자 여기서도 고딕이라는 말이 언급이 됩니다. 
한마디로 비주류를 일컫는 말이었던 거죠. 


12세기말의 유럽은 도시국가와 여러 왕국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현재의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오스트리아, 동부 프랑스와 베니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북부 이탈리아는 신성로마제국령이라고 불렸으나 지방영주는 각자 자치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포르투갈, 스코틀랜드, 캐스틸, 아라곤, 나바르, 시실리 그리고 사이프러스는 독립된 왕국이었습니다. 엔지빈(앙쥬) 제국은 영국과 프랑스일부를 점령했습니다. 이 앙쥬 왕이 고딕 문화를 프랑스에서 남부 이탈리로 전했으며, 뤼지냥 왕때 Lusignan 프랑스 고딕건축이 사이프러스로 전해지게 됩니다. 

이 시기에 유럽은 마을/도시의 성장에 따라 급속하게 발전합니다. 독일부근은 한자동맹Hanseatic League을 통해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기를 타고 많은 발전이 이루어집니다. 도시가 성장함에 따라 민간건축의 중요도가 부각되고, 부와 권세를 표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영국과 프랑스는 봉건주의로 남아있었고 지방의 대규모 건축은 그들의 영주를 위한 건축이 주 목표가 되었습니다. 

스페인령은 이미 산산조각~ 


재료(Materials)

각 지방마다 구할 수 있던 재료에 따라 특색이 있는데

프랑스에서는 깽Caen 지방에서 고품질의 석회암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조각장식이 선호되었습니다. 

장식이에요 장식.


영국은 거친 석회암과 붉은 사암, 퍼벡 대리석을 장식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위: Purbeck 대리석. 우리는 칼라로 승부한다.


고딕 건축평면의 변화 

고딕건축에서 라틴 크로스의 머리부분에 해당하는  Apse 부분이 크게 확장됩니다. 

주로 제단이 있는 곳으로서 신성시되는 부분의 장식과 규모가 엄청나게 확장됩니다.

좌측 로마네스크 성당의 형태와 비교해 보세요. 

이 앱스부분은 그야말로 스테인드 글라스의 향연으로서 내부의 신성한 분위기를 극대화했습니다. 

안보여서 그렇지 어두운 부분 장식 하나 하나 보면 이렇습니다. 
디테일 하면 고딕이죠


첨두아치 Pointed Arch의 사용

첨두아치 Pointed Arch는 이슬람(페르시안)에서 영향을 받은것이라고도 합니다. 


이슬람 아치.


반원을 교차반복하며 우연적으로 얻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여튼, 반원만 거의 존재했던 로마네스크에서 진일보한 수식어로서 

일단 기능적으로 기존의 라운드 아치보다 

첨두아치는 하중을 더 수직에 가까운 쪽으로 분산할 수 있었습니다.  



측벽으로 벌어지려는 힘 P는 대폭 줄어들었으며, 그나마도 부벽 Flying Buttress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어 

더욱더 높고 넓은 공간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붕을 이루는 교차 볼트에 대각선으로 리브(보강재)를 댐으로서 

더더욱 얇은 돌로 천정을 덮을 수 있게되어 경량화 할 수 있었고, 이는 더욱 높은 천정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포인티드 아치는 장식적이며, 구조적으로도 완성도가 높아 거의 모든 개구부와 장식에 사용되게 됩니다. 

중첩된  첨두아치는 창의 크기와 문의 크기도 더더욱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인티드 아치 자체로서 내포하는 수직상승에의 특징과 더불어 

고딕건축의 내부 천정의 높이는 상승가도를 달리게 됩니다. 

성서의 내용이 곳곳이 그려지고 새겨진 천정은 그야말로 천국의 동음이의어였으며 

국가나 신앙, 때론 자존심까지 건 높이를 경쟁하기 시작했고 보베는 측랑이 무너지고 

Amien아미앵 성당에서는 천정이 무너지는 등 사고까지 속출했습니다.

(독일의 보베 성당과 프랑스의 아미앵 성당은 서로 대놓고 경쟁관계에 있었습니다.) 


48m의 세계 최고 내부 천정 높이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보베Beauvais 성당.

'하단' 아일 Aisles  높이만 해도 아득합니다. 


Flying Buttress

건물상부의 하중을 아치로 받아내게 되면 무게 벡터는 비스듬하게 횡력으로 나타납니다.

즉, 벽이 바깥으로 쓰러지려고 하게 되죠. 이를 낮은 높이에서는 버트레스Buttress로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높이가 점점 높아지면서 도저히 하부를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외부에 높은 탑을 세워 부벽을 이 탑과 연결하게 됩니다. 이를 부벽 Flying Buttress라고 부릅니다.

빛을 받아들이는 창은 클리어스토리와 트리포리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안쪽에서 바라본 클리어스토리와 트리포리움.

플라잉 버트레스와 부속된 각종 장식들은 

고딕의 정수를 느끼게 해 줍니다. 


피나클 상세도


플라잉 버트레스의 상부 뾰족한 작은 탑을 

피나클 Pinnacle 이라고 부릅니다.

왜 정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지요. 

보베성당의 버트레스는 그림자와 어울려 무서운 실루엣을 만들어 내는군요. 


정면부 타워의 발전


로마네스크에서 추가되기 시작한 타워는 점점 더 규모를 더해가고 

앞으로 전진해 파사드의 대부분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독일 쾰른 대성당의 전면부. 타워가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248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880년에 완공되었습니다. (600년)
가우디 성당 얼른지으라고 보채지 마세요 성당건축이 원래 그렇습니다(응?)

기계문명이 없었다면(증기기관) 도저히 완성될 수 없었지요.
정말로 이쯤되면 감성적으로 경건함을 넘어 외경심과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네요.

프랑스 노틀담 성당의 전면부. 
이 성당도 타워가 정면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결론

로마 건축에서 완성된 아치와 볼트의 개념은 

카톨릭의 발전과 그 성소에 대한 요구로 로마네스크 건축에서 더욱 아름답게 발전되었으며, 

12C부터 등장한 포인티드 아치, 리브드 볼트, 플라잉 버트레스 등의 다양한 구조적 발견에 힘입어 고딕건축이 시작됩니다.

기존은 괴이하다고 그 건축양식을 비하하였으나, 그를 압도할 만한 장점은 모든 비난을 털어내고 더 넒고 높은 공간을 추구해 나갑니다.

중세 다크에이지. 전쟁과 전염병이 온 유럽을 휩쓸고 비참하고 모두가 살아가는게 힘들었던 시절,

종교에 대한 구원과 열망은 곧 거대한 권력과 권세로 이어지고 이 자존심과

신성한 공간에 대한 추구와 결합하여 곧 높이에의 경쟁으로 이어집니다. 

도시의, 주교의, 국가의 자존심이었으며 

온갖 화려한 치장과 장식, 금박, 최고의 예술가들이 도시에 지역마다 수많은 예술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스 사원부터 바실리카, 고딕성당까지.
서로 전혀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구조적인 몇 장치만 빼면, 기본은 거의 같습니다. 
이 높이를 이루기 위해 무려 인류는 몇 천년을 고민했지요. 
하늘에, 높게 다가가는 것,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한- 중력과의 투쟁의 역사.
이는 역사와, 정치, 사회, 기술, 재료등을 총동원한 큰 일이었습니다.
역대 어떠한 왕정도 그 스스로를 위해 이렇게 높은 내부 천장을 구현한 역사가 없습니다.
이러한 성당건축은 바로 '종교'적인 무언가를 베이스로 설정하지 않는다면 나오기 힘든 건축물 이지요.

이러한 역사적 건축풍 그 나라,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생활입니다. 

비록 화려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역사와, 구조발전을 기반으로 창조해 나간다면 오히려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화려하더라도 단지 겉 장식만 따라서 모방하고, 발전 순서가 뒤집혔으며 그 안의 이야기를 읽지 못한다면 그것은 바로 Fake가 됩니다.


오오 고딕 고딕...


자 동굴부터 고딕까지 마쳤습니다. 지금까지 참 오랜 시간을 함께 걸었군요! 지루하진 않으셨나요?

다음으로는 이제 이런 전통적인 석조나 성당건축과는 궤를 달리하는 

새로운 충격NEW ERA을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철큰콘크리트와 철골을 기초로 한 마천루 Skyscrapers의 시대

그리고 그를 가능하게 했던 도미노 시스템, 유니버설 스페이스등을 마지막 편으로 소개하려고 했지만

현재 저의 신변적인 일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연재를 잠시 중단하게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돌아 오겠습니다.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만 있으면, 색색의 빛, 그리고 사람들을 관찰하시면

생각보다 더 많은 즐거운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독자여러분 사랑해요~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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